DAILY LIFE STORY

젊어지는 방법 (feat. 트와이스, SF9)

윤인아
2018-01-11
조회수 3047

내가 학생일 때는 20대 후반의 내 모습이 궁금했다.

어떤 사람이 되어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내 주변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20대 후반의 나는 의젓하고 진지한 어른스러운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20대 후반이 된 지금 나는

학생일 때 보다 훨씬, 아주 아주 훨씬 더 젊고 어리게 살고 있다.


내가 젊어진 것은 이 회사에 들어오면서부터다.


나는 브랜드의 온라인 홍보를 담당하는 AE다.

고객사의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운영하는 대행 업무를 하고 있는데,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부터 2년 넘게 한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다.

바로 누구나 알만한 교복 브랜드 스쿨룩스다.


알다시피 교복 브랜드의 메인 타깃 층은 10대.

10대들을 상대로 온라인 홍보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원래 나는 아이돌이나 최신 가요, 유행어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감성적인 것들을 좋아하고, 인디 음악을 좋아했다.


그러던 내가 교복 브랜드를 홍보하며 10대들의 음악, 셀럽, 유행어 등을 익혀야 했고, 학생들의 톤앤매너로 컨텐츠를 쓰는 것이 어렵고 오글거렸다.


그러나 반년 정도가 지나 나는 젊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스쿨룩스를 맡았을 때 모델은 트와이스였다.

더군다나 여자 아이돌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트와이스에 대한 컨텐츠를 쓰며

9명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트와이스 cheer up을 따라 부며 안무를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교복 화보 촬영장에서 트와이스를 처음 만난 날.

여자 아이돌을 보며 설레었고, 친구들에게 무용담처럼 트와이스와 촬영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그 뿐이 아니다.


그 이후 남자 모델로 SF9이 발탁 되었는데,

트와이스 때 보다 더 빠르게 멤버들의 이름을 외우고

최애 멤버까지 생겨 핸드폰에 사진을 저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설레던 화보촬영 날에는 나도 모르게 최애 멤버에게 너무 팬이라고,

함께 셀카 한 장만 찍어달라고 요구까지 했다.


10대때도 해보지 않은 덕질인데..

나에게 이런 덕력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가 젊어진 건 덕질 뿐만이 아니다.


신조어의 신자도 모르던 내가 10대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신조어를 섭렵했고,

평상시 말투마저 신조어로 가득 차 버리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나에게 말했다.

말투가 어려졌다고,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교복 브랜드 홍보 대행

이게 바로 내가 젊어진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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